[11월10일 문자메시지]
안녕하세요?
평안한 시간 보내셨는지요, 마치 긴 시간을 지난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우리 교회 가족들과 함께 가평의 필그림하우스를 찾았습니다.
경춘국도의 정체된 차들 속에서도 마음은 가벼웠습니다. 마치 세상의 분주함을 벗어나 영혼의 길을 걷는 순례자들이 된 듯했습니다.
찌푸린 날씨에 차창밖으로 훌러내리는 풍경은, 정겨움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멈추어 서라는 하나님의 초대처럼 느껴졌습니다.
필그림하우스는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모티브로 조성된 곳입니다.
좁은 길을 따라 걷고, 말씀으로 채워진 공간을 둘러보는 동안, 우리의 인생 여정도 이와 같음을 깨닫게 됩니다.
때로는 길이 멀게 느껴지고, 중간 중간 쉼표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쉼의 자리에서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다시 걸을 힘을 새롭게 부어주십니다.
이번 휴양회는 단지 즐거운 여행이 아니라,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각자 다른 자리에서 살아가지만, 한 공간에 모여 식사하고 기도하며 마음을 나누는 그 순간,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로 묶으셨음을 느꼈습니다.
장래의 소망이 목사님이셨던 이진천 형제님께서 오전 설교를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공무원이 되기를 바랬던 이은복 형제님께서 전체 모임을 주관해 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서로의 미소와 대화 속에 조용히 흐르고 있었습니다.올해 단풍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소박함 속에서의 은혜를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고, 저희 어머니는 딸의 도움으로 90의 연세에도 모든 일정을 소화하셨네요.
하나님께서는 화려한 색보다 오히려 잎이 떨어지는 고요함 속에서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이제는 너 자신을 십자가 못 박으라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사시게 하라.”
몸은 다소 고단했지만 마음은 깃털처럼 가벼웠습니다. 그것이 주님이 주시는 참된 화평의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세상의 부담과 염려는 여전하지만, 우리의 멘탈이 주님 안에서 단단히 뿌리내릴 때, 우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번 한 주도 주님 안에서 잠시 멈추어 설 줄 아는 지혜가 있길 바랍니다.
바쁜 걸음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쉼의 자리를 찾으시고, 그곳에서 다시금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랍니다.
현재의 상황과 장소가 어떠하든 씨를 뿌리고, 준비하는 일로 매진할 때 언젠가 주님의 때에 열매를 맺게 하실 것을 소망합니다.
주님과 함께 걷는 순례자의 한주간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샬롬.
기쁨침례교회
성경읽기 : 이사야 45-66장
